이그노벨상 _ 1995년 의학상, 한쪽 콧구멍으로만 숨 쉬면 뇌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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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우리의 몸은 놀랍도록 정교한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숨 쉬는 것조차 마찬가지죠. 혹시 평소에 양쪽 콧구멍 중 어느 한쪽으로만 주로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그리고 이 콧구멍 호흡이 주기적으로 좌우가 바뀐다는 점은요? 1995년 이그노벨 의학상은 바로 이 미묘하지만 흥미로운 현상에 주목한 연구팀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주인공은 마르시아 E. 뷰벨(Marcia E. Buebel), 데이비드 S. 섀노프-칼사(David S. Shannohoff-Khalsa), 그리고 마이클 R. 보일(Michael R. Boyle)입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한쪽 콧구멍으로만 숨을 쉬려 할 경우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연구"로 웃음과 함께 인간의 생체 리듬과 뇌 기능의 신비로움을 일깨웠습니다. 이 기묘하고도 진지한 연구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그노벨상 _ 1995년 의학상, 한쪽 콧구멍으로만 숨 쉬면 뇌가 달라진다?!

1. 이그노벨 의학상의 기묘한 선택: 콧구멍 호흡의 숨겨진 비밀 

이그노벨 의학상은 때로는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기발한 연구를, 때로는 사소하게 여겨지던 현상 속에서 의학적 통찰을 찾아낸 연구에 수여됩니다. 뷰벨, 섀노프-칼사, 보일 연구팀의 '한쪽 콧구멍 호흡' 연구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숨쉬기'라는 행위 속에 숨겨진 복잡한 생체 리듬과 뇌 기능의 연관성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이그노벨상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콧구멍 하나로 뭘 그리 대단한 연구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의외의 과학적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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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강 주기: 콧구멍은 쉬지 않고 일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에 양쪽 콧구멍으로 동시에 숨을 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콧구멍은 약 2~4시간 간격으로 좌우 콧구멍의 통기성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를 비강 주기(Nasal Cycle)라고 합니다. 즉, 한쪽 콧구멍은 더 시원하게 뚫려 있고 다른 한쪽은 다소 막혀 있는 상태로 호흡이 이루어지며, 주기적으로 그 역할이 교대됩니다. 이 현상은 수면 중에도 발생하며, 심지어 코가 막혔을 때도 완전히 막히는 콧구멍과 덜 막히는 콧구멍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비강 주기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되며, 뇌 기능, 혈압, 심장 박동 등 다양한 신체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뇌의 좌우 반구가 번갈아 우세해지듯이, 콧구멍도 그에 맞춰 교대하며 신체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3. 연구의 핵심: 의도적인 한쪽 콧구멍 호흡이 뇌에 미치는 영향 

뷰벨, 섀노프-칼사, 보일 연구팀은 이 비강 주기에 주목했습니다. 그들은 피험자들에게 의도적으로 한쪽 콧구멍만 사용하여 호흡하도록 지시하고, 이러한 인위적인 호흡 방식이 뇌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습니다. 연구팀은 특정 심리 테스트나 뇌파 측정(EEG) 등을 통해 피험자들의 인지 능력, 주의력, 그리고 뇌 활동 패턴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쪽 콧구멍을 막고 다른 한쪽 콧구멍으로만 숨 쉬게 한 후, 공간 지각 능력 테스트나 언어 능력 테스트를 진행하여 뇌의 좌우 반구 활성화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들은 특정 콧구멍으로만 호흡하는 것이 뇌의 반구 기능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려 했습니다.

4. 이그노벨 의학상 수상의 의미: 생체 리듬의 복잡성과 뇌-신체 연결성 

뷰벨, 섀노프-칼사, 보일 연구팀이 이그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것은 그들의 연구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 미묘한 생체 리듬에 대한 통찰: 우리가 평소 인지하지 못하는 콧구멍의 비강 주기가 인체의 중요한 생체 리듬 중 하나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신체 현상에도 복잡한 생리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음을 보여준 것이죠.
  • 뇌와 신체의 긴밀한 연결: 의도적인 호흡 방식의 변화가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뇌와 신체의 각 부분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명상이나 요가에서 특정 호흡법을 통해 정신 상태를 조절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 과학적 호기심의 확장: 일상적인 현상에서 과학적 질문을 찾아내고 이를 진지하게 탐구하려는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웃음을 유발하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이그노벨상의 취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연구였습니다.

5. 요가와 명상 속의 '콧구멍 호흡': 고대의 지혜와 현대 과학의 만남 

흥미롭게도, 뷰벨 연구팀의 연구는 고대의 요가와 명상 수행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특정 호흡법들과 연결됩니다. 요가에서는 나디 쇼다나(Nadi Shodhana) 또는 교대 콧구멍 호흡(Alternate Nostril Breathing)과 같은 호흡법이 존재합니다. 이 호흡법은 한쪽 콧구멍을 번갈아 막으며 호흡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맞추고 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그노벨 수상 연구팀의 발견은 이러한 고대 호흡법이 단순히 미신이 아니라, 인체의 생리적 리듬과 뇌 기능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과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셈입니다. 물론, 연구팀이 요가 호흡법을 직접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발견은 동양의 전통적인 수련법에 대한 서구 과학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여지를 남겼습니다.

6. 뇌 기능과 호흡의 관계: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 

인간의 뇌는 여전히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흡은 뇌 기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생리 활동입니다. 산소 공급뿐만 아니라, 호흡의 깊이와 리듬은 뇌파, 신경 전달 물질 분비, 그리고 전반적인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뷰벨 연구팀의 '한쪽 콧구멍 호흡' 연구는 이 복잡한 뇌-호흡 연결 고리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입니다. 앞으로도 호흡이 뇌 건강, 인지 능력, 그리고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욱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콧구멍 하나로 뇌가 반응한다! 사소함 속의 위대한 과학 

1995년 이그노벨 의학상 수상은 마르시아 E. 뷰벨, 데이비드 S. 섀노프-칼사, 마이클 R. 보일 연구팀이 우리가 평소 인지하지 못하는 '한쪽 콧구멍 호흡'이라는 현상을 통해 인간 생체 리듬과 뇌 기능의 놀라운 연관성을 탐구한 결과입니다. 그들의 연구는 비록 이그노벨상의 유쾌한 정신 속에서 수상되었지만, 의학 연구가 때로는 사소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도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늘부터 한번 의식적으로 한쪽 콧구멍으로만 숨 쉬어 보세요. 혹시 여러분의 뇌 기능에 어떤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지는 않으셨나요? 우리의 몸은 여전히 무한한 비밀을 품고 있으며, 그것을 밝혀내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됩니다.

이그노벨상 _ 1995년 물리학상, 눅눅한 시리얼, 그 물리적 비밀을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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